“교회 안에서 서로 존중하고 다름을 품는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겠습니다. 초고령사회와 저출산, 기후위기 같은 시대적 도전에 응답하면서도 다음세대를 세우고 평신도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교단을 만들겠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110회 총회에서 신임 총회장으로 선출된 이종화 보령초대교회 목사의 첫 포부다. 그는 “처음 사랑을 회복해 칭송받는 교회, 신뢰를 회복하는 교단이 되도록 힘쓰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회장은 23일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교단 운영 방향을 밝혔다. 그는 “에큐메니컬 전통을 계승하되 오늘의 언어로 갱신하는 교단을 만들어야 한다”며 “교회가 부흥을 위해 목회를 지원하고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사회적 현안과 관련해 교단의 ‘돌봄’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장은 1971년 사회선언지침에 따라 매년 사회정책협의회를 이어왔다”며 “교회가 돌봄의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고립과 은둔에 놓인 이웃을 품는 연대의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회가 운영하는 사회선교사 제도를 통해 실제적인 도움과 돌봄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당시 지침은 교회가 사회의 불의와 구조적 악에 맞서야 하며, 신앙 양심과 인권·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하고 천명했고, 가난한 이웃을 위한 봉사와 사회개혁 참여가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총회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성소수자 목회연구특별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교단이 분열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위원회가 중립적이고 학문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적 관점, 교회사적 이해, 의학적 분석, 해외 교회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앙고백서와 교리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공론화 과정에 대해서는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 에큐메니컬 정신 속에서 대화와 일치로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교단 간 연대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교회가 연대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예장고신과의 만남이 이어지지 않아 아쉽지만, 언제든 교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에큐메니컬 정체성과 관련해선 회원 교단 탈퇴 움직임 등 혼란이 있지만, 평화와 통일을 향한 교단의 역할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게 이 신임 총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고, 더 넓은 의미에서 설득하고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운동은 여성과 청년, 평신도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며 “현장에 응답하는 교단이 되겠다”고 말했다.
홍천=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