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국인 6만3000명 시대…10년 새 40%↑

입력 2025-09-23 17:19

부산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10년 새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학생이 급증하며 도시의 인구 구조와 산업 지형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23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동남권 외국인 현황 및 특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산의 체류 외국인은 6만3290명으로 2015년보다 1만7290명(37.6%) 늘었다.

체류자격별로는 유학생이 1만8794명(29.7%)으로 가장 많았고 비전문취업(15.0%), 재외동포(11.8%) 순이었다. 유학생 수는 2015년 6992명에서 10년 만에 1만1802명 늘며 168.8% 급증했다. 대학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정주 외국인이 빠르게 늘었다.

외국인 취업자는 2만3640명으로 전체 외국인의 절반 수준(49.0%)에 그쳤다. 산업별로는 광·제조업(41.0%)이 가장 많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22.1%), 도소매·숙박음식점업(18.2%) 순이었다. 평균 소득은 서비스업이 3300만원, 제조업이 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 취업자 비중(61.4%)에 비해 부산이 낮다는 점은 지역 산업 구조와 맞물려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주 지역별로는 남구(7820명), 강서구(7193명) 순으로 많았다. 특히 남구는 10년 새 외국인이 두 배 이상 늘며(103.8%)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대학과 교육 인프라가 몰린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에서 부산은 ‘유학생 중심 외국인 도시’라는 특징이 도드라진다. 반면 울산과 경남은 제조업 현장에 투입되는 비전문 취업 인력이 주류다. 지난해 울산 체류 외국인의 21.1%, 경남은 34.7%가 비전문 취업 비중을 차지해 유학생이 29.7%로 가장 많은 부산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유학생 중심 도시로 자리 잡는 만큼 정주 여건 개선과 취업 연계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외국인 취업률이 낮은 현실은 산업 구조와 연결돼 있어 서비스업과 문화산업에서 외국인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과제로 떠오른다.

실제로 부산에서 체류 중인 외국인 10명 중 4명은 언어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17%가 차별 경험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체류 외국인의 88.9%가 장기 체류를 희망하는 상황에서 언어 교육, 다문화 이해, 지역사회 통합 정책의 강화가 요구된다.

한 국제 관계 전문가는 “부산이 유학생을 비롯한 외국인 인력을 단순한 체류자가 아닌 장기적 시민으로 포용하는 전략을 마련할 때 글로벌 교육·문화 도시로서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