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이달 들어 선발진 붕괴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5강 경쟁팀과의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선발 마운드의 부활이 절실하다.
롯데는 23일 경기 전까지 2025 KBO리그에서 65승 6무 66패를 기록하며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정규시즌을 7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4위 삼성 라이온즈, 5위 KT 위즈와의 승차는 각각 2경기와 1.5경기다.
이번 주 포스트시즌 진출을 두고 운명의 4연전에 돌입한다. 이날 7위 NC 다이노스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후 삼성과 1위 LG 트윈스를 차례로 만난 뒤 오는 26일 다시 삼성과 맞붙는다. NC의 추격을 뿌리치고 삼성과의 맞대결을 모두 가져올 경우, 승차는 같아지지만 승률에서 앞서게 된다. KT의 성적에 따라 4위 탈환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관건은 선발야구 부활이다. 롯데는 9월 10경기에서 3승 7패로 이 기간 최하위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선발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점 이하)는 2일 LG전에서 박세웅이 기록한 6⅔이닝 2실점이 유일하다.
외인 원투펀치의 침체가 뼈아프다. 알렉 감보아는 이달 3경기에서 2패에 평균자책점 9.95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7승(5패) 평균자책점 2.39로 활약했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 20일 등판한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올 시즌 가장 적은 3⅓이닝 소화에 그치며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우승 청부사 역할을 기대했던 빈스 벨라스케즈는 사실상 실패작에 가까워지고 있다. 9월 4경기에서 1패를 떠안은 채 평균자책점은 14.50까지 치솟았다. 13일 SSG 랜더스전부터는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토종 투수들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세웅은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이번 달 2패를 추가하며 개인 6연패 수렁에 빠졌다. 나균안도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5이닝을 넘지 못했다. 19일 NC전에선 팀이 18대 2로 대승을 거두는 와중에 4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0일 키움전에서 감보아와 벨라스케즈를 동시에 기용했다. 임시 선발로 뛰고 있는 박진과 지난달까지 5선발을 맡았던 이민석까지 투입했다. 4명의 선발 자원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끝내 경기를 내줬다. 롯데는 잔여 일정에서 27일을 제외하면 휴식일이 없다. 변칙 등판 없이 정석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려야 하는 만큼 선발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