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이긴 팀을 다시 못 이기란 법은 없다.”
“저번엔 내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선 그런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KT 롤스터와 젠지가 다시 맞붙는다. 이번엔 남은 코인이 없다.
KT와 젠지는 오는 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결승 진출전을 치른다. 승리 시에는 이튿날 열리는 최종 결승전에 진출, 한화생명e스포츠와 우승컵을 놓고 맞붙게 된다.
일단 결승 진출전을 넘어야 최종 결승전을 바라볼 수 있다. 우선 지난 플레이오프 2라운드 맞대결에서는 KT가 젠지를 꺾었다. 올 시즌 최대 이변, 재대결을 앞두고도 KT 선수단은 자신감에 차 있다. 23일 LCK 파이널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KT ‘덕담’ 서대길은 “한 번 이긴 팀을 다시 못 이기란 법은 없다. 꼭 이겨서 최종 결승전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비디디’ 곽보성도 “자신감이 있다. 올해는 큰 경기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쁘다”면서 “결승 진출전에서 후회 없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라운드 경기에서 젠지를 꺾은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그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저번에 한번 이겼으니까 이번에도 충분히 할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젠지는 ‘두 번의 이변은 없다’는 각오다. 젠지 ‘캐니언’ 김건부는 “준비를 잘해서 꼭 최종 결승전에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KT전에서는 내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그런 경기력이 나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KT 고동빈 감독은 어느 팀의 경기력이 먼저 최고점에 달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상대 선수 한 명, 한 명이 고점을 여러 번 보여줬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도 고점을 찍으면 젠지를 잡을 수 있다는 걸 이미 증명했다. 또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팀의 감독은 나란히 미드·정글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젠지 김정수 감독은 “KT는 곽보성이 정말 잘하는 팀이다. 모든 라인에 영향을 주는 선수다. 문우찬도 저번 경기에서 정글 동선을 잘 짜와서 힘들었다”면서 “경기를 다시 보고 피드백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다시 붙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최종 결승전에 선착한 한화생명 선수단은 어느 팀이 이길지 쉽사리 예측하지 못했다. 선수들끼리도 의견이 갈렸다. ‘피넛’ 한왕호는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KT와 T1을 만나봤다. 최종 결승전에는 안 만나본 젠지가 올라올 거 같단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제우스’ 최우제는 “KT가 다시 올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인규 감독은 고심 끝에 젠지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누가 올라올지 모르겠다”면서도 “굳이 한 팀을 뽑는다면 정규 시즌 순위가 더 높았던 젠지다. 조금 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거 같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