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앞두고 광주가 재밌는 독서를 추진하고 ‘사회적 독서’를 통한 포용도시 실현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광주연구원은 23일 광주정책포커스를 통해 기존의 ‘조용한 독서’를 뒤집는 ‘책읽는도시’ 과제를 제안했다.
‘책읽는도시 광주의 정책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간된 보고서에는 방탈출 게임 형태의 ‘녹두서점을 탈출하라’는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독서 챌린지, 인문산책길에 작품 속 문장들을 빛으로 투영하는 ‘텍스트 프로젝션 아트’ 등 젊은 세대들도 흥미를 가질만한 아이디어들이 담겼다.
‘광주 독서 챌린지’ 앱을 개발해 러닝 크루처럼 동네 독서 모임을 만들고, 독서량과 토론 참여에 따라 포인트를 주는 게임화된 독서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는가 하면, ‘소년이 온다’ 작품 속 문장들을 건물 벽면이나 보행길에 빛으로 투영하는 ‘텍스트 프로젝션 아트’를 설치해 야간 인문산책길 조성 등이 제안됐다.
이같은 제안들이 나온 배경에는 광주지역의 독서 환경이 꼽힌다. 양호한 독서 인프라를 가지고 있음에도 독서량은 전국 평균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인프라와는 상관 없이 시민들이 독서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몰입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광주는 인구 100만명당 공공도서관 수가 18.87개로 광역시 중 2위, 독서활동 참여율도 전국 평균(4.7%)보다 두 배 높은 12.6%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작 1인당 연간 독서량은 6.4권으로 전국 평균 7.2권보다 낮다. ‘인프라는 좋은데 실제로는 책을 덜 읽는’ 역설적인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양적 확충의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며 “이제는 독서의 즐거움과 가치를 발견하는 질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독서량을 늘리는 노력이 아니라 독서를 통해 시민들이 소통하고 도시가 하나 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김광욱 광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책읽는도시는 도서관 몇 개 더 짓는 것이 아니다”라며 “독서를 통해 시민이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도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가 단순한 독서 진흥을 넘어 지속가능한 포용도시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