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후보생 이지호.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장남 이지호(24)씨가 해군 장교 후보생으로 23일 첫 발을 내디뎠다.
이씨를 비롯한 제139기 해군 사관후보생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웅포 강당에서 해군사관학교 장교교육대대장 노승균 중령 주관으로 열린 입교식을 시작으로 국방의 의무를 시작했다.
139기 84명(남자 63명, 여자 21명) 중 남자 후보생 한 명이 가입교 기간 퇴영, 이날 83명이 입교식에 참석했다. 입교식은 언론에만 공개돼 가족이나 지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139기는 입교식을 시작으로 10주 동안 교육·훈련을 통해 정예 해군 장교로 거듭난다.
후보생들은 교육 기간 소형고무보트(IBS) 훈련을 포함해 전투 수영, 해병대 전지훈련, 사격, 화생방, 기초유격 등 훈련을 거치고, 초급장교에게 필요한 기본 소양과 리더십도 기른다. 아울러 139기를 상징하는 ‘13.9㎞ 명예 달리기’를 통해 결속력도 다진다.
139기는 오는 11월 28일 해군 소위로 임관하며 훈련 기간 11주를 더해 총 39개월을 복무한다. 전역 예정 시점은 2028년 12월이다.
이씨 보직은 통역장교인데, 그는 일주일 가입교 기간에 동기들과 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복무할 부대는 교육훈련 성적, 군 특기별 인력 수요 등을 감안해 임관 시 결정된다.
지호씨는 입교식 종료 후 대대장과 악수를 하며 “사관후보생 이지호. 포기하지 않겠습니다”고 매우 큰 소리로 답했다.
노승균 중령은 “단 한명의 낙오자 없이 제139기 사관후보생 모두가 빛나는 소위 계급장을 달고 자랑스러운 해군 장교로 입관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해군 장교로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복수국적자가 사병이 아닌 장교로 복무하려면 외국 시민권을 포기해야 한다.
이씨가 먼저 해군 장교로 입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 회장 역시 이런 결정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