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사회와 정치권이 고속열차(KTX) 호남선 운행 차별과 불공정 해소를 정부에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광역시는 광주광역시의회, 5개 자치구, 광산구의회, 시민 등과 함께 23일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KTX 호남선 차별·불공정 해소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KTX 운행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은 “KTX 호남선 운행 차별이 극심하다”며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광주시는 평일 기준 1일 KTX 운행 횟수는 경부선 115회, 호남선 55회로 경부선이 2배 넘게 많다.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공급 좌석은 경부선이 1일 9만9001석으로, 호남선 3만7573석보다 2.6배 많으며, 주말에는 경부선과 3배 차이로 벌어진다.
이들은 고속열차 운행 배차 횟수뿐만 아니라 차량 규모에서도 호남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분석에 따르면 실제 KTX 이용객이 많아지는 금·토·일요일 경부선 KTX는 1일 21회 증편하지만, 호남선은 1회 증편에 그친다. 하루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오전 7시∼9시, 오후 5∼7시 사이 ‘피크시간대’에도 경부선은 주말 4회 증편되지만, 호남선의 주말 증편은 없다.
이에 따라 주말 공급 좌석은 경부선의 경우 1일 11만7947석으로 평일 대비19.1%로 크게 증가하지만, 호남선은 3만8960석으로 평일 대비 3.7% 증가에 그쳐 주중보다 차이가 더 벌어진다.
차량 편성에서도 차별이 드러난다. 경부선은 편당 좌석 수가 많은 ‘KTX-1’과 신형인 KTX-청룡’을 집중 투입하는데 반해, 호남선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KTX-산천’이 투입된다. KTX-1은 편당 좌석이 955석이지만 KTX-산천은 편당 좌석이 379석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주말 호남선 KTX는 평균 이용객이 4만명을 넘어서면서 이른바 ‘예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 지역사회와 정치권은 정부와 코레일에 당장 개선을 요구했다. 광주시 등은 실현 가능한 3단계 해법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주말과 명절, 피크시간대만이라도 좌석이 많은 KTX-1을 투입하거나 KTX-산천 열차 2대를 연결한 중련열차(758석)를 운행해 좌석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또 서대전을 경유하는 열차를 수요가 많은 호남고속 열차에 대체 투입해 줄 것도 요청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평택~오송 2복선화가 완료되는 2028년에 맞춰 호남선 선로용량을 16회 이상 확보하고, 신규 도입되는 KTX-청룡 열차를 호남선에 우선 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호남선 KTX 증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생과제이며, 불공정 운행 해소는 국민 이동권 보장의 핵심이다”며 “정부가 호남민들의 절실한 요구에 실행가능한 정책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