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 110회 정기총회가 천서검사위원회(위원장 임병재 목사) 보고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천서(薦書)란 교회 대표들이 총회에 참석할 자격이 있음을 확인해주는 추천서로 천서검사위원회는 이 문서를 검토한다.
예장합동 총회는 22일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한규삼 목사)에서 개회한 110회 정기총회 시작부터 천서감사위원회를 둘러싼 갈등으로 내홍을 겪었다.
보통 정기총회에서는 천서검사위 보고를 받은 뒤 선거관리위원회 보고 후 임원 선거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날은 여러 장애물이 있었다.
정기총회 전부터 천서 문제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사전 조율에 실패하면서 원활한 회의 진행을 어렵게 했다.
여러 논란 중에서도 부총회장 후보인 정영교 목사가 속한 남경기노회를 천서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천서위원회는 남경기노회가 노회 자격 기준인 ‘21 당회’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문제를 들어 천서 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 목사를 비롯한 남경기노회 총대 6명의 총회 총대 자격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천서위원회 위원 셋 중 한 명은 남경기노회가 노회 자격이 있다고 하고 나머지 두 명은 자격이 없다고 의견이 갈린다”는 내용이 보고 됐다. 기자들에게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총회에서는 곳곳에서 발언을 요청하는 고성이 나왔다.
총대들은 천서 제한과 천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상반된 내용을 두고 공방이 있었다. 김종혁 총회장은 “천서가 제한된 노회나 개인 모두 억울하지 않게 발언을 모두 듣겠다”고 말한 뒤 논쟁이 가열됐다. 김 총회장은 임원 선거를 통해 새로운 110회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회의 진행을 할 수 있다.
한편 예장합동 총회의 또 다른 부총회장 후보인 고광석 목사는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오정호 목사)에서 자격에 문제가 생겼다. 선관위는 고 목사가 7000만원을 부정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후보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기노회 소속의 한 총대는 이날 “일단 천서검사위원회의 결정의 모순을 해결한 뒤 부총회장 후보들의 자격을 회복하는 등의 후속 절차가 이어져야 하는데 토론이 너무 길어진다”면서 “첫 갈등 해결을 해야 이후 절차를 처리할 수 있는 건데 매우 상황이 복잡하다”고 우려했다.
총회장 외부에서는 여성 안수를 원하는 총신대원여동문회(회장 박경순 전도사)의 기자회견도 진행됐다. 여동문회 회원들은 “남녀차별 없는 강도권을 원한다”고 요청했다.
박경순 회장은 “목사 부총회장 후보를 둘러싼 갈등으로 총회가 정상 개회될지조차 예상되지 않는다”며 “어수선한 현장 분위기가 일단락되면 본격적으로 여성 안수 금지 명문화에 반대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