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재(수원시청)가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알렸다.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에 7년 만에 한국 선수가 올랐다.
정한재는 22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레슬링연맹(UWW)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그레코로만형 63㎏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건 2018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현우가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에서, 김민석이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정한재는 이번 대회 결승까지 거침없이 올라갔다. 예선에서 만난 이반 이자토비츠(크로아티아)를 7대 1로 가볍게 눌렀고, 16강에선 나카무라 마나토(일본)를 상대로 6대 0 폴승을 거뒀다. 러시아 출신의 개인중립선수 세르게이 예멜린과의 8강에선 1대 1로 경기를 마친 뒤 선취점 우선 원칙으로 승자가 됐다. 준결승에서도 무함마드 케쉬트카르(이란)를 5대 3으로 누르며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결승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정한재는 지난달 20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63㎏급에서 금메달을 딴 19세 신성 아이티안 칼마크아노프(우즈베키스탄)에게 0대 6으로 패했다. 칼마크아노프의 거침없는 공격을 막아내기 어려웠다. 정한재는 경기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알리는 값진 메달이다. 정한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에서 동메달을 따낸 한국 레슬링 간판선수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67㎏급으로 체급을 올렸지만 2024 파리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한 이후 63㎏급으로 체급을 다시 낮췄다.
이번 대회 은메달로 3년 뒤 열릴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전망도 밝아졌다. 올림픽에는 63㎏급이 없어 60㎏급이나 67㎏급으로 메달 사냥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 레슬링의 올림픽 메달은 김현우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에서 따낸 동메달이 마지막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