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경’ 당직 팀장 무릎 꿇고 “죄송하다”…유족 “여길 왜 오나”

입력 2025-09-22 15:30
갯벌 고립자를 구하다가 순직한 해양경찰관 이재석 경사의 파출소 당직 팀장이 22일 유족들의 추모 현장을 찾아와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갯벌 고립자를 구하다 순직한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의 파출소 당직 팀장이 추모식을 찾아 무릎 꿇고 사죄했다. 유족들은 “여길 왜 오느냐”며 반발했다.

이 경사 순직 사고 당시 당직 팀장이었던 A경위는 22일 추모 행사가 열린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하늘고래 전망대에 예고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복 차림으로 손에는 국화꽃을 들고 있었다.

그는 “이 경사는 가장 믿고 신뢰하는 소중한 팀원이었다”며 “재석이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다”며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유족들은 A경위에 국화꽃을 그의 얼굴을 향해 내팽개치며 격분했다. 한 유족은 “네가 여길 왜 오느냐”며 “장례식장에 와서 한마디라도 사과했느냐”고 소리쳤다.

A경위는 “사건 관련 드론 영상, 무전 녹음 등 객관적인 자료는 다 남아있어 (사실이) 왜곡될 수 없다”며 “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과 문제점이 사실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원들을 향해 “마지막 지시”라며 “모든 팀원은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해 주시고 책임을 면하기 위해 거짓말이나 추정에 의한 내용을 공표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취재진을 향해서는 “여러분이 아는 게 다가 아니다”라며 “제발 사실만 써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취재진이 추가 입장을 묻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입장을 밝힌 후 “국화꽃을 두고 오겠다”며 사고 지점인 꽃섬 인근 갯벌로 들어갔다. 해경과 소방 당국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뒤쫓아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