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국수 먹었잖아”…한수원, 현수막 논란에 공식 사과

입력 2025-09-22 15:26 수정 2025-09-22 15:32
22일 경주상공회의소에서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임직원들이 현수막 논란에 공식사과했다. 안창한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경주 시내에 내건 현수막의 표현이 무례하다는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은 22일 경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월성원자력본부가 게시한 현수막으로 인해 경주시민과 국민께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현수막은 한수원지원사업을 알리고자 한 취지였으나, 그 과정에서 내용과 표현의 적절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다”면서 “결과적으로 국민과 경주시민 여러분께 큰 상처와 불신을 드리게 됐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는 모든 대외 활동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지역사회의 정서를 더 살피고, 내부 검증과 의사결정 절차를 철저히 재점검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총리실 감찰과 자체 감사 절차를 거쳐 관계자들을 징계할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주 시내에 걸었다가 떼어 낸 현수막. 연합뉴스

앞서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15일 경주시내 16곳에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190억을 냈다지요?’,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에 시민들이 “시민을 모욕하는 표현”이라며 반발하자 한수원은 당일 현수막을 철거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민석 국무총리는 21일 페이스북에 “이번 사태 경위를 확인해보고 모든 공직자의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글을 올렸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