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대규모 투자를 수용할 경우 한국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금융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출국에 앞서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인출해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는 세부 합의를 마련하는 것이 지금의 핵심 과제이자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실무 협의 과정에서 제시된 안은 타당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1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고, 엔화는 국제 통화이며, 이미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통상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해선 “혈맹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합리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뉴욕 방문 일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계획은 없고, 통상 문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이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선 “가혹한 대우였다”면서도 “양국 동맹을 훼손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사과하고, 합리적 조치를 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체류를 허용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