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상사와 동료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근로자는 불면증 위험이 최대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교실 윤진하 교수 연구팀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제6차 근로환경조사’에 참여한 근로자 1만9394명(남성 9046명·여성 1만348명)을 상대로 직장에서의 낮은 사회적 지지와 불면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직장 내 사회적 지지 정도는 상사와 동료가 존중하는지, 이들이 업무에 유용한 피드백을 주거나 돕는지, 업무 관련 고민을 경청하는지 등을 설문해 수치화했다. 이후 평균을 기준으로 사회적 지지가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으로 나눠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직장에서의 사회적 지지 수준이 평균 이하로 낮은 근로자는 남성 1490명, 여성 1678명 등 3148명이었다. 나머지 1만6224명은 직장 내 사회적 지지가 높은 그룹으로 분류됐다.
불면증의 경우 전체 근로자 중 남성 524명, 여성 867명 등 1391명이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전체의 7.2%다.
사회적 지지가 낮은 근로자로 범위를 높이면 불면증 환자는 더 많아졌다. 사회적 지지 수준이 평균 이하인 그룹 3148명 가운데 390명이 불면증 환자로, 12.3%를 차지했다. 반면 높은 사회적 지지를 받는 근로자 중에서 불면증 환자 비율은 6.2%에 그쳤다.
불면증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연령, 소득, 주당 근로시간, 흡연, 음주 등을 외부 요인을 보정하고 분석한 결과에서도 직장 내에서의 낮은 사회적 지지는 근로자의 불면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 내 사회적 지지가 낮은 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불면증 위험이 1.47배 높았다. 남성은 1.71배, 여성은 1.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직장에서의 사회적 지지가 낮을수록 남녀 모두 불면증 유병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며 “특히 직무 만족도가 낮으면 불면증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사회적 지지와 직무 만족도를 높이는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