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함께 양강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한·일 관계의 진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0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관련 질문을 받고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와 한·미·일 협력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상 차원에서도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진전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이즈미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건 분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총리에 취임할 경우 계속 참배할지에 대해선 “적절히 판단하겠다”고만 답했다. 고이즈미는 2030년까지 평균 임금을 100만엔(약 945만원) 늘리겠다는 공약 등을 발표했다. 지난해 총재 선거 때 논란이 됐던 해고 규제 완화에 대해선 “국민에게 불안감을 준 것은 사실이어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출마 선언 후 아직 한·일 관계에 대한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지난해 9월 총재 선거 때는 “한·미·일이 연계해 안보상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일본의 음악, 영화를 자유롭게 방송하고 있다.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선 관계를 심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카이치는 지난해 선거 때는 총리 취임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 19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참배 계획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서는 양강 후보들이 지지층 확대를 위해 기존 소신을 굽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신문은 “고이즈미는 개혁적 색채를, 다카이치는 보수색을 희석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22일 후보자 추천서 접수와 정견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고이즈미와 다카이치를 포함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이 출마해 5파전으로 치러진다. 다음 달 4일 새 총재가 선출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