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지역 의료단체들이 ‘메디시티 대구’ 명성 회복을 위해 다시 손을 잡았다. 협력 중단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회복하고 지역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AI 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 설립을 본격적으로 지원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최근 대구 상급병원과 의료 직능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었다. 회의에서 사업계획, 임원 구성, 정관 등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지역 5개 의료 직능단체(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간호사회) 회장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상급병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구상공회의소 등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초대 회장에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이 뽑혔고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공동이사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새 사단법인 설립 신고와 허가 등 법인 등기 행정절차는 다음 달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며 12월에는 이사회와 출범식이 열린다.
AI 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재출범하는 것이다. 2009년 지역 의료 직능단체들과 대학병원, 의료산업기관 등 10여개 단체·기관이 메디시티 대구 실현을 위해 모여 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처음 만들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와 코로나19 극복, 의료관광 활성화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가 민선8기 들어 돌연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탈퇴하고 예산 지원도 끊었다. 민간 사단법인에 공무원이 들어가서 이사 직위를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코로나19 백신 도입 사기 논란 등에 휘말려 이미지가 나빠진 것도 해산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결국 2023년 출범 14년 만에 해체됐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 해체 후 2019년 3만명이던 외국인 의료관광객 수가 지난해 1만4000여명으로 반토막이 나는 등 의료산업 육성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재출범 불씨가 되살아났다.
재출범을 두고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보건 관련 시민단체들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고민 없이 해산 전과 비슷한 단체들로 구성해 의료대란 이후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