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넛’ 한왕호 “롤파크, 감사했습니다”

입력 2025-09-20 18:54
LCK 제공

“지금까지 롤파크에 신세 많이 졌습니다. 감사했습니다.”

한화생명 ‘피넛’ 한왕호가 롤파크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 3라운드 경기(승자조 결승전)에서 KT 롤스터를 3대 0으로 이겼다. 이들은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최종 결승전 무대에 선착했다.

경기 후 최인규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왕호는 “우리가 가장 먼저 결승에 갈 거라고 생각한 분들이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결과를 만들어내서 기쁘다. 두 차례 3대 0 승리로 결승 진출을 해내서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정규 시즌 3~5라운드 동안 T1과 젠지에 전패를 당했지만, 그들보다 먼저 최종 결승전에 올랐다. 한왕호는 “기회를 많이 잡기도 했지만, 놓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놓쳤어도 견뎌내는 게 제일 중요했다. 힘든 시간을 견뎌냈더니 좋은 날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왕호는 이날 첫 세트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스타트가 좋았다. 1세트다 보니까 우리 역시도 집중력을 잃는 상황이 나왔는데 대부분의 교전에서 다 이긴 게 고무적이었다”면서 “덕분에 3대 0 완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CK 제공

한왕호는 이날 경기가 자신의 롤파크 마지막 경기였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시사한 셈이다. 그는 “롤파크에서 치른 경기 중 오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자꾸 ‘3경기 남았구나’ ‘2경기 남았구나’ ‘1경기 남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가 다 끝나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했다. 그래서 오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이 다가올 때마다 점점 실감하게 되더라. 마침내 오늘이 오니까 싱숭생숭했다”면서 “마지막 경기를 결승 진출전 승리로 마무리하다니 나는 운이 좋은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 없이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LCK가 끝난 건 아니다. 오늘의 만족은 롤파크 마무리의 만족이다. LCK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로 끝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라스트 댄스 파트너는 어떤 팀이 될까. 한왕호는 그의 전 소속팀이기도 한 젠지에 마지막 춤을 청했다. 그는 “이번에 플레이오프에서 T1과 KT를 이겼다. 최종 결승전에는 아직 안 붙어본 젠지가 올라올 것 같단 느낌이 든다”면서 “어느 팀이 올라오든 우리가 이기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