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외정보기관 MI6가 적성국의 정보를 빼낼 스파이를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나섰다고 BBC 방송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I6는 이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한 요원이 숲속이나 사막에서 비밀스럽게 노트북으로 포털에 접속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화면에는 러시아어로 ‘정보 전송’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노골적으로 러시아를 겨냥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유튜브에 등장하는 포털은 MI6가 다크웹에 개설한 ‘사일런트 쿠리어’(Silent Courier)라는 이름의 포털이다. 영화 ‘007 시리즈’로 유명한 MI6는 러시아를 겨냥한 정보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영국 당국은 “테러나 적대적 행위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포털을 통해 안전하게 접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 제공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하고, 신원 추적이 가능한 기기는 피하라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안내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국가 안보가 제1의 임무”라며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항상 적들보다 한발 앞서고, 전 세계에서 영국을 위한 새로운 정보원을 모집할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 역시 다크웹을 통해 러시아, 북한, 중국 등의 정보원을 모집한 바 있어, 강대국들의 ‘디지털 스파이’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