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7만5천명 유튜버’공태현 “스크린골프, 기술적 부문 깊이 들어가면 안 돼”

입력 2025-09-19 17:23
공태현이 티샷을 날린 뒤 볼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KPGA

19일 열린 KPGA투어 골프존 오픈 2라운드를 마친 뒤 공태현이 팬들과 사진을 찍으며 소통하고 있다. KPGA

“토요일과 일요일에 약속이 있어 먼저 올라갑니다.”

19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1)에서 열린 KPGA투어 골프존 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컷 탈락한 공태현(31)은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미스컷의 아쉬움을 달랜 뒤 서둘러 골프장을 빠져 나간다.

그는 추천 선수로 출전한 이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는 2언더파로 선전했다. 그러나 이틀째 2라운드에서는 3오버파 74타를 쳐 중간합계 1오버파 143타를 기록,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예상 컷 기준타수는 1언더파 141타다.

공태현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출신으로 2015년 7월 KPGA 프로, 투어프로 입회했다. 2020년 KPGA 2부인 챌린지투어에서 활동하다 2021년에 KPGA투어 데뷔했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21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공동 10위다.

KPGA투어는 딱 1년만 활동하고 현역에서 은퇴한 뒤 2023년부터 G투어로 이적, 작년에 1승을 거뒀다. 현재 G투어 외에 레슨, 방송(SBS골프아카데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공태현이 개설한 유튜브 공태현TV는 구독자 17만5000명을 보유한 인기 채널이다. 레슨이 아닌 골프계 뒷이야기 등 에피소드를 주제로한 V로그 카테고리에서는 구독자 수가 ‘톱3’에 들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공태현은 대회 1라운드에서 캐디와 흥미로운 버디 세리모니를 해 현장을 찾은 갤러리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의도했던 쇼맨십이었다”라며 “예전 개그 프로그램에서 했던 ‘반갑구만 반가워’를 오마주한 제스처로 버디를 1개 하면 한 번 2번째는 두 번 하는 식이었는데 의외로 호응이 좋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2라운드 경기력이 1라운드 때와 다른 이유를 묻자 그는 “2라운드가 정상이고 1라운드는 비정상이었다”고 웃으며 “첫날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3개를 잡아 팬들에게 세차례 웃음을 준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스크린 골프는 필드 골프에 도움이 안된다는 견해에 대해 공태현은 “동의할 수 없다”라며 “실내, 실외 골프를 불문하고 골프를 좀 더 포괄적으로 이해했으면 한다. 즐기라는 것이다. 스크린 골프는 스크린 골프만의 장점이 있다. 따라서 기술적 부문을 지나칠 정도로 딥하게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면 스크린 골프를 좀 더 즐겁게 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스크린만의 스킬을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는 공태현은 “필드 골프와 스크린 골프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걸 인정하고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선수들도 스크린 샷을 따로 가진다”고 말한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퍼팅 때 바닥 격자를 활용하는 것, 러프는 사이드 스핀이 덜 먹어 비거리가 10야드 정도 더 나가고, 페어웨이는 스핀 때문에 비거리가 덜 나간다는 걸 인지해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는 게 스크린 골프의 스킬 중 하나”라는 팁을 준다.

골프계 파워 인플루언서인 공태현에게는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도 골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지금하고 있는 G투어 활동, 방송, 레슨 등 주어진 일에 더 충실히 할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골프를 아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미(경북)=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