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리우 작가의 신작이 라트비아 세라믹 비엔날레 Martinsons Award 2025에 선정돼 로스코 뮤지엄(Rothko Museum)에서 지난 5일부터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2026년 2월 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비엔날레는 세계 각국의 주요 도예 작가들을 선정해 현대 도자의 다양한 흐름을 조망한다. 올해 주제 ‘From Stardust to Lush Sprouts’는 물질의 기원과 생명의 진화,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창조적 힘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으며, 전시에 포함된 작품들은 점토가 지닌 본질적 가능성을 탐구하며 통제와 자율 사이에서 빚어지는 동시대 도자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라트비아 동남부 다우가프필스에 위치한 로스코 뮤지엄은 세계적인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 본명: 마르쿠스 로스코비치, 1903–1970)를 기리기 위해 2013년 문을 열었다.
로스코의 고향인 다우가프필스 요새의 19세기 포병대 건물을 재건해 설립된 이 뮤지엄은 유럽연합, 라트비아 문화부, 로스코의 가족, 그리고 국제 후원자들의 협력을 통해 탄생했다.
현재 로스코 뮤지엄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진품 작품과 더불어 국제 현대미술 전시, 세라믹 비엔날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라트비아를 세계 문화 지형 속에 연결하는 핵심 문화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스코 뮤지엄에서 열리는 이번 세라믹 비엔날레에 선정된 김리우 작가의 신작 Time of Accumulation은 조선 전기 분청사기의 자유로운 표현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덧칠과 유약의 흐름, 비대칭적 구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항아리다.
표면에 쌓이고 흘러내린 흔적과 주름진 형태와 같은 불완전한 요소들은 새로운 조형적 가치로 자리하며,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추구해온 완전한 미의 기준을 다시 사유하게 한다.
김리우 작가(b.1995)는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도자예술학과와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예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국제 부총장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런던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Ceramics & Glass 석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창작과 다양한 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스타벅스 과천DT 별빛미술관과 델픽 안국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주목 받고 있다.
김리우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전통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세계에 소개하고, 흙이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나라 도자가 열어갈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