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금성’ 자폭 드론 시험 참관…“소규모 도발 신호”

입력 2025-09-19 14:42 수정 2025-09-19 14:4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신의주온실종합농장에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화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성’ 계열의 자폭 무인공격기 금성 시험을 참관했다. 북한이 무인기 기술을 과시하며 군사 시설 파괴 등 전략적 활용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핵전력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MM)이 억제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금성 무인기는 ‘정밀 공격용 카드’로 압박할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이 전날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에서 개발 생산하고 있는 무인무장장비 성능 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전략·전술무인정찰기, 다목적 무인기들을 비롯한 각종 무인무장장비들의 성능과 전투 적용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통신은 “이날 진행된 시험에서는 무인전략정찰기의 군사 전략적 가치와 혁신적인 성능 그리고 ‘금성’ 계열 전술무인공격기들의 우수한 전투적 효과성이 뚜렷이 입증됐다”며 “김 위원장이 시험 결과에 크게 만족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에서 ‘금성’이라는 전술무인공격기 계열명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이 공개한 성능시험 사진을 보면 두 종류의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목표물을 타격해 폭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개발 생산하고 있는 무인무장장비들의 성능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화면

김 위원장이 무인기 시험 지도를 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24일과 11월 14일, 올해 3월과 이번까지 4회에 걸쳐 무인기와 관련해 현지 지도 공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공개한 시험 장면에서 차량·요인 암살·군사 시설 타격을 강조했다. 소규모·정밀적 도발 능력이 강화됐다는 의도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석좌교수는 “김 위원장이 직접 지도를 통해 자폭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자폭 무인기를 금성 계열로 분류해 체계화시키고 앞으로 기술개량에 힘쓰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무인기 시험을 참관한 뒤 인공지능(AI)과 무인기 기술을 최우선 발전시키라고 지시했다. 그는 “현대전에서 무인장비들의 이용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주되는 군사활동 자산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이 분야의 핵심기술 고도화와 무인 무장장비 체계들의 고도화를 우리 무력 현대화 건설에서의 최우선적인 중요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새로 도입 중인 인공지능 기술을 급속히 발전시키는데 ‘선차적인 힘’을 쏟으라”고 지시했다.

이는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체 드론 개발 기술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형상을 기억하는 초보적 인공지능까지 탑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개발 생산하고 있는 무인무장장비들의 성능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화면

이날 성능시험에는 북한판 ‘글로벌호크’로 불리는 전략무인정찰기인 ‘샛별-4형’도 등장했다. 북한은 앞서 무장장비전시회와 열병식을 통해 ‘샛별-4형’과 함께 ‘한판 리퍼’라 불리는 무인공격기 ‘샛별-9형’을 공개했다. 군 관계자는 “제한적인 소규모 군사 행동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진행될 9차 당대회에서 공개될 차기 국방력 발전 계획에 담길 내용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까지 진행하는 한·미연합훈련을 의식한 위력과시용 개념도 있다”며 “적의 활동을 정찰하고 주요 레이더 기지나 방공기지를 공격한다는 함의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