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나이’ 이형준(33·웰컴저축은행)의 우승 본능이 찬바람과 함께 슬슬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형준은 18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1)에서 열린 KPGA투어 골프존 오픈(총상금 10억 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7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조우영(24·우리금융그룹) 등과 함께 공동 선두다(오후 6시 현재).
이형준은 통산 6승 중 4차례 우승을 가을에 열린 대회에서 거둬 ‘가을 사나이’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다. 하지만 2022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3년여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가장 큰 부진의 원인은 퍼트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그는 1라운드에서 퍼터를 23차례만 잡았다. 그야말로 짠물 퍼트였다.
그는 올 시즌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제네시스 포인트 16위, 상금 순위 21위다. 최근 3년간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제네시스 포인트가 각각 99위와 41위였다.
이형준은 “퍼트가 잘 되고 있어 스코어 관리가 확실히 좋아졌다”라며 “상반기에는 퍼트가 안 돼서 고생을 했는데 퍼트만 잘 되더라도 타수를 잃는 일이 없다. 안 좋은 상황이 와도 파 세이브를 할 수 있는 정도의 퍼트감이 있어 비록 우승은 없지만 꾸준한 성적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역대급으로 난도가 높아진 코스 세팅에 이형준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는 “러프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오늘 페어웨이를 많이 지키지 못했음에도 기회를 만들어 낸 것에 만족한다”라며 “프로암, 연습라운드 때 긴 러프에 대한 대비를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선전 원동력을 설명했다.
이형준은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상위권 입상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느낌이다.
그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날씨가 많이 더웠는데 이번 주부터는 날씨가 시원해진 것 같다. 체력적으로 지치는 느낌은 안 들 것 같다”며 “최대한 페어웨이를 노려야겠지만 안 되더라도 어프로치나 퍼트가 괜찮기 때문에 큰 걱정하지 않고 플레이한다면 계속 좋은 순위에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구미=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