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첫 운항에 시민들 북적…잠실-마곡 2시간, 출퇴근 실효성엔 의문

입력 2025-09-18 16:10 수정 2025-09-18 16:28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을 시작한 18일 서울 송파구 한강버스 잠실 선착장에서 시민들이 승선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첫 수상 대중교통인 한강버스가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첫날 시민들이 몰리면서 승하차 때마다 혼잡이 빚어졌지만, 배에 오른 승객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다만 긴 배차 간격으로 장시간 대기가 이어진 점 등은 문제로 지적됐다.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날 오전 10시45분쯤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 선착장에는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한강버스 탑승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잠실 첫 배인 경복궁호의 탑승 가능 인원(190명)을 이미 훌쩍 넘긴 상황이었다. 결국 장시간 기다렸지만, 탑승하지 못한 시민들이 속출했다. 딸과 함께 온 A씨는 “다음 버스는 1시간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며 “2층에 카페도 있는데 또 못 탈까봐 못 가고 꼼짝 없이 여기 있다”고 했다.

선착장 상황과 달리 배에 오른 시민들은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부는 선수에 나와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에서 바라보는 서울을 즐겼다. 경기도 성남에서 남편과 함께 왔다는 박모씨는 “타보니 정말 좋다”며 “오랜 만에 남편과 데이트 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박씨는 여의도에서 내려 점심을 먹고 다시 한강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강버스가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 선착장을 출발해 뚝섬 선착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복궁호는 평균 12노트(시속 22.4㎞)로 강을 가로질렀다. 속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갈렸다. 한 시민은 “생각보다 체감 속도는 더 빠른 것 같다”며 “강변북로 (서행하는) 차들을 보니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배가 움직일 때 속도는 느린지 모르겠는데, 선착장 들를 때마다 출발 시간이 지연 된다”며 “대중교통으로 타기엔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실제 이날 경복궁호는 각 선착장 마다 약 5분씩 출발이 지연되더니 여의도에 와선 예정된 출발 시간보다 10여분 늦게 출발했다. 운항시간표에 따르면 잠실에서 마곡까지 총 2시간7분(일반)이 걸린다. 그런데 실제는 이보다 더 오래 걸릴 가능성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정식 운항에 앞서 취재진과 가진 시승식에서 “한강버스는 다른 교통수단이 가지고 있지 않은 개성이 있다”며 “출퇴근보다는 스트레스 해소, 여유,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