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단비’ 내린 강릉…단수 고비도 넘겨

입력 2025-09-18 14:20
18일 강원도 강릉 오봉저수지 상류 지역인 왕산골에서 많은 양의 물이 저수지를 향해 계속해 흘러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에 17일 ‘단비’가 내리면서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24%까지 올랐다. 물 사용량보다 정수장 유입량이 더 많아지면서 단수 고비도 넘겼다.

18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강릉 100.3㎜, 오봉저수지 상류 쪽인 닭목재 93㎜, 도마 91.5㎜, 왕산 63㎜ 등 비가 내렸다.

단비 덕분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24%로 전날 17.7%보다 6.3%p 상승했다. 하지만 평년 대비 저수율인 71.8%보다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저수지 상류에서 빗물 유입이 이어지고 비 예보가 있어 저수율은 더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은 19일 오후부터 20일까지 강원도 전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영서 남부·영동 20~60㎜, 영서 중·북부 10~40㎜다. 24일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9일 늦은 오후부터 내륙지역에 비가 시작돼 밤에는 강원도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다”며 “영서는 20일 오전에 그치겠지만, 영동은 20일 오후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말했다.

물 사용량보다 정수장의 물 유입량이 많아지면서 우려했던 단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제정수장에는 운반급수, 남대천 하천수, 임시취수정 등 하루 7만5900t의 물이 유입되고 있다. 시민들의 물 사용량은 절약과 제한급수 등으로 6만9900t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봉저수지의 저수율 감소를 늦출 수 있는 수준이 된 것이다.

여기에 20일로 예정된 도암댐 비상 방류수 1만t, 남대천 지하수 관정 3개소 등에서 추가로 물이 공급될 수 있는 여건도 갖췄다.

다만 여전히 해갈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날 비가 내리면서 중단됐던 운반급수는 18일 오전부터 재개됐다. 이날 소방차, 군용차, 해경 함정 1대 등 530여대의 장비가 투입돼 오봉저수지와 홍제정수장으로 물을 실어 날랐다. 소방당국도 분당 10t씩 물을 퍼 올릴 수 있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가동해 남대천 임시취수장 물을 정수장으로 보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