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폐교가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교육 거점으로 되살아났다.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았던 초등학교가 환경·교육·커뮤니티 기능을 품은 전국 첫 ‘폐교 에코스쿨’로 부산에 첫선을 보였다.
부산시는 18일 해운대구 반여동 옛 반여초등학교에서 ‘비움(Bee:um) 부산환경체험교육관’ 개관식을 열었다. 개관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강국 부산교육청 부교육감, 김미애 국회의원,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안세창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주민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1974년 문을 연 반여초는 학령인구 감소로 2020년 폐교됐다. 이후 부산시는 환경부 ‘폐교 에코스쿨 시범 조성 사업’ 공모에 선정돼 100억원(국비 70·시비 30)을 투입, 본관 동관(지상 1~3층·3384㎡)을 리모델링하고 전시 콘텐츠와 디자인 가구를 설치해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었다. 전국적으로 4000여곳, 부산에서만 50곳의 폐교가 발생했지만 대부분 매각되거나 방치된 현실에서 이번 사례는 폐교 활용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된다.
교육관은 ‘환경 이해에서 생활 속 실천까지’라는 취지에 맞춰 기능별 공간이 꾸며졌다. 1층에는 업사이클링 도서실, 유아 교실, 체험·공방 실이 들어섰고, 2층 전시관은 부산의 오늘, 기후 위기와 영향, 실천, 미래 등 4개 주제로 구성됐다. 3층에는 시민 열린 교실, 녹화 스튜디오, 세미나실, 다목적홀이 마련돼 교육과 토론, 시민 활동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폐교 재활용이 아니라 지역 수요를 반영한 복합 공간 조성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시는 동관을 환경 체험교육관으로 조성했고, 부산시교육청은 북관과 운동장을 환경 공간으로 꾸민다. 해운대구는 별관을 지역 커뮤니티 공간 ‘반여 플러스 스쿨’로 만들고, 지하는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한다. 인근 산림생태공원은 생태체험·휴양 공간으로 재정비된다. 환경부·교육부·국토부 등 여러 부처 공모사업이 동시에 반영된 협업 사례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폐교를,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교육 거점으로 되살린 것에 더해 교육·문화·주차·여가 기능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수요에 맞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