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토크쇼로 불리는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 쇼가 무기한 방송을 중단한다. 진행자인 지미 키멜이 찰리 커크 암살 사건과 관련해 한 발언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소유의 ABC방송 대변인은 “‘지미 키멜 라이브’는 무기한 편성 제외(pre-empted)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최대 지역 방송사이자 ABC방송 제휴 미디어 그룹인 넥스타는 “자사가 소유한 32개의 채널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15일 밤 방송에서 시작됐다. 키멜은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을 언급하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갱단이 커크를 살해한 범인을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묘사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것으로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찰리 커크 암살 사건 관련 애도 발언에 대해 지적하며 “네 살짜리가 금붕어를 애도하는 방식”이라고 풍자했다.
키멜의 발언에 대한 파장은 정치권과 방송가로 퍼져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마침내 해야 할 일을 해낸 ABC에 축하를 보낸다”며 방송 중단 조치를 환영했다.
앤드루 앨포드 넥스타 방송 부문 사장은 “국가적인 정치 담론의 중요한 시점에서 커크의 죽음에 대한 키멜의 발언은 매우 공격적이고 무감각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격인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브렌던 카 위원장은 방송 면허 취소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번 일은 디즈니에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쉬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도, 어려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역 방송사들이 나서 ‘이런 쓰레기는 지역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키멜은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