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함께 서겠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또 ‘3500억 달러 펀드’를 중심으로 한 대미투자 협상 과정과 관련해 “미국 요구에 동의했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가 실질적으로 개선이 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는 이 대통령 취임 100일을 계기로 지난 3일 서울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에서 미국과 함께 할 것이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중 관계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치와 외교 기본 축은 한미동맹이지만, 중국과의 관계 역시 소홀히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두 진영 간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과 관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역내에서 교류와 협력 가교 역할 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지는 이 대통령이 한국이 처한 위기 상황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고, 한국을 ‘재부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도 한국이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규정한 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고 국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선 미국 측 요구 조건이 너무나도 엄격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그것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가 있던 날 중국 전승절 기념식이 진행된 데 대해 “중국 측이 내가 참석하기를 원했던 것 같지만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것이냐’며 묻는 말엔 “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면, 그 상을 받을 만한 다른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피스메이커’를 하면 자신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단→감축→비핵화로 이어지는 북핵 전략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