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프사’ 때 같은 ‘3D 피규어’ 돌풍… 제미나이 1위 올랐다

입력 2025-09-18 09:52 수정 2025-09-18 15:06
구글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를 활용해 손흥민 선수 사진(왼쪽)을 3D 피규어(오른쪽)으로 만들어 본 모습.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오픈 AI의 챗GPT를 밀어내고 세계 주요 국가에서 ‘1위’에 올랐다. 이미지 편집기 ‘나노 바나나’로 3D 피규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유행하면서 지난 달 대비 앱 다운로드 건수는 45% 급증했다. 올 상반기 챗GPT가 ‘지브리풍’ 프로필 사진 생성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제미나이의 흥행으로 지난 15일(현지시간)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3조 달러(약4143조3000억원)를 돌파했다.

구글은 최근 차세대 이미지 생성 모델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를 출시했다. 여기에 탑재된 나노 바나나는 정식 출시에 앞서 AI 모델을 평가하는 플랫폼 ‘LMArena’에 등록돼 압도적 성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나노 바나나를 접한 이들은 ‘포토샵의 종말’이라는 감상을 내놨다. 특히 어떤 편집을 하더라도 원본의 특성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존 이미지 생성 AI는 사용자가 복잡한 요구를 하거나, 여러 장의 이미지를 동시에 만들 경우 작업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AI 창작물에서 흔히 보이던 손가락 개수 오류나 부자연스러운 관절 모습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특히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2D 사진을 이용해 3D 피규어 제품을 만드는 명령어(프롬프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나노 바나나에 좋아하는 캐릭터나 연예인, 혹은 자신의 사진을 입력하고 피규어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실제 팔리는 제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결과물이 나온다.


나노 바나나의 성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제미나이 앱 다운로드 수는 9월이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전달 870만건보다 45% 증가한 1260만건을 기록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영국과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등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다만 이미지 생성 능력이 무섭게 발전하면서 ‘딥페이크’와 같은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소셜 트레이딩 앱 ‘애프터아워’ 창업자 케빈 쉬우는 최근 자신의 엑스(X)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가 얼마 후 해당 이미지는 나노 바나나로 만든 ‘가짜’라고 고백했다. 구글도 이를 고려해 새 모델에 안전장치를 추가했다. 제미나이로 생성하거나 편집한 모든 이미지에는 눈에 보이는 워터마크와 보이지 않는 ‘신스ID(SynthID)’ 워터마크가 동시에 삽입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