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시진핑 방한 확실시…서해구조물 협의 진전”

입력 2025-09-17 23:56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 특파원 공동취재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방한하면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및 만찬을 가진 뒤 한국언론 베이징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가 확실한 것으로 느꼈다”며 “왕 부장의 10월 방한도 추진하기로 이야기 나눴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양국 외교 수장이 대면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왕 부장과 이날 오후 5시 반(현지시간)부터 3시간 동안 회담 및 만찬을 가졌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만남에서 한·중 관계에 대한 기본 입장과 양국 사이의 현안, 북한 핵과 미사일 및 한반도 평화 문제, 국제 질서 재편 등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조 장관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새 정부의 선제적 조치, 한반도의 궁극적 비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경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기본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설치한 해상 구조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단호한 입장도 전달했다. 조 장관은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선 성실한 답변을 받았고 실무협의에서 진전이 있었다”며 “실무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왕 부장이 한국 내 반중정서 및 시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취한 조치에 감사를 표했다”며 “왕 부장에게 ‘한국에는 반중 시위만 있는 게 아니라 반미 시위도 있다. 한국의 체제상 어쩔 수 없다. 도를 넘지 않도록 세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정책에 따라 처음부터 중국과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갖고 현안을 협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어느 쪽이 먼저 방문해야 하는지 따지지 않고 중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 중국 측도 신정부 외교정책을 평가하고 앞으로 긴밀히 소통하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