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올해 신인 옥석 가리기를 마쳤다. 북일고 출신 투수 박준현이 1순위 영광을 안았다. 대어급 오른손 투수들이 상위 순번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3 순위에 야수 출신이 지명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2026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최상위 지명이 점쳐졌던 박준현은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최고 구속 시속 157㎞에 달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올해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63(40⅔이닝 12자책)을 기록했다.
박준현은 일찍이 드래프트 1순위를 예약했다. 박준현은 “야구를 시작하며 1순위 지명을 목표로 삼았다. 꿈을 이루게 해준 키움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준현은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했던 박석민 두산 베어스 코치의 아들이다. 박 코치는 단상에 올라 감격에 차오른 듯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는 “아들이 야구인 2세로서 힘든 점도 많았을 텐데 잘 성장해 줘서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NC와 한화 이글스는 유신고 출신 내야수 신재인과 오재원을 각각 2순위와 3순위로 호명했다. 야수 1순위로 꼽히던 신재인은 3루수로, 올해 고교리그에서 26경기 타율 0.337(92타수 31안타)을 기록했다. 오재원은 타율 0.442(95타수 42안타)로 빠른 발과 컨택력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당초 2순위 후보로 꼽혔던 양우진(경기항공고)은 팔꿈치 부상 사실이 알려지면서 8순위까지 밀려났다. 양우진을 지명한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은 “우리 순번까지 올 줄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4순위 롯데 자이언츠는 신동건(동산고·투수), 5순위 SSG 랜더스는 김민준(대구고·투수)을 선택했다. 6순위 KT 위즈는 박지훈(전주고·투수), 7순위 두산은 김주오(마산용마고·외야수), 9순위 삼성은 이호범(서울고·투수)을 데려갔다.
두산은 1라운드에서 김주오를 깜짝 지명한 데 이어 4라운드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다 돌아온 외야수 신우열을 선택했다. 키움은 지난해 12월 조상우를 트레이드하며 KIA 타이거즈로부터 받은 10순위 지명권을 이용해 박한결(전주고·내야수)을 택했다. 전체 1라운더 중 야수가 4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늘었다.
고교 졸업 예정자 930명과 대학 졸업 예정자 261명, 대학 얼리 신청자(2년 재학) 51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19명 등 총 1261명이 참가했다. 110명의 선수가 8.7%의 확률을 뚫고 프로행 열차에 탑승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