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에 투입된 군 장병 절반 이상이 심리적 부담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같은 설문조사를 토대로 지난 1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투입 장병들에 대한 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비상계엄에 투입된 장병 1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407명이 응답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 52.1%는 심리적 부담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는 응답은 47.9%에 그쳤다. 부담을 느낀 이유(복수 응답)로는 계엄 투입 자체에 따른 부담(26.3%), 언론 보도(25.1%), 이웃 등에 의한 평가(22.1%), 형사처벌 가능성(20.1%) 인사상 불이익(17.7%)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4일까지 진행됐다.
계엄 이후 실시된 심리검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9.2%만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37.3%는 심리검사에 불참했으며, 33.4%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투입 장병과 가족의 신변이 노출되지 않고 전문적인 민간 심리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