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웅웅.”
최근 경기도 용인의 한 교회에선 드론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가 한나절 가량 이어졌다. 시상품으로 게임기와 외식 상품권이 걸린 이날 행사는 ‘제1회 글로리 드론 슈퍼볼 대회’. 대회 우승자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동네 주민이었다. 한데 이 교회는 왜 이런 행사를 교회에서 연 걸까.
대회를 연 교회는 경기도 용인제일교회(임병선 목사)로 이날 경기는 교회 전도 축제의 한 프로그램이었다. 대회엔 교회 성도들이 교회를 다니지 않는 가족이나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팀을 꾸려 함께 출전했다고. 지난 13일 진행된 대회엔 총 14개팀 70명이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부를 가렸다. 응원단과 관람객은 남녀노소 500여명에 달했다. 드론 슈퍼볼 경기는 드론을 조종해 동그란 골대 안으로 통과시키는 게임이다.
이날 경기는 교회 드론선교회(공동회장 박장환 이치영)가 준비했다. 지난 2월 구성된 선교회는 다음세대와 지역 주민들에게 드론 조종법을 무료로 교육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선교회는 드론학과 진학이나 관련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격 같은 국가 자격증 교육도 진행한다.
대회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주민들이 다수 참여했다. 최종 우승팀 역시 교회를 다니지 않는 지역 주민들로 꾸려진 팀이었다. 우승 상품으로 70만원 상당의 게임기를 받은 김호진(52)씨는 17일 “비록 교회를 다니진 않지만, 용인제일교회 드론선교회에서 드론 조종법을 배우고 이런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며 “얼떨결에 대회에 참가하면서 1등까지 하게 됐다. 앞으로도 교회가 이런 행사를 자주 열어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병선 목사는 “교회는 지역과 함께 숨 쉬는 열린 공동체”라며 “이번 드론 슈퍼볼 대회를 통해 주민들과 함께 웃고 즐기며 복음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용인제일교회는 2019년 9월 글로리센터 입당 이후 교회 모든 시설을 지역 주민들과 나누고 있다. 교회에선 음악회와 콘서트뿐 아니라 패션쇼까지 열린다. 임 목사는 “교회는 건물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주일 예배를 드리는 대공연장도 결혼식장이나 지역주민 행사로 이웃에게 개방한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1일 교회 본당에선 WBA 아시아 슈퍼페더급 챔피언 결정전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