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이태원 참사’ 막는다…KAIST, 군중 밀집 예측기술 개발

입력 2025-09-17 14:14
'군중 밀집 예측 기술'을 개발한 KAIST 연구팀.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이태원 참사와 같은 다중밀집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군중 밀집 예측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재길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군중 밀집 상황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군중이 특정 장소에 모일 땐 같은 인원이라도 어디서 유입되고 어느 방향으로 빠져나가는지에 따라 위험 수준이 달라진다.

연구팀은 ‘현재 몇 명이 모여 있나’ ‘어느 경로로 사람들이 몰려가고 있나’에만 집중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특정 지역에 몇 명이 있는지(정점 정보), 지역 간 인구의 흐름이 어떤지(간선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야만 진짜 위험 신호를 잡아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AI가 인구 수와 인구 흐름을 동시에 분석하면서도 어느 지역끼리 연결돼 있는지(공간적 관계), 언제·어떻게 이동이 발생하는지(시간적 변화)를 함께 학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특히 2차원 공간인 지리 정보에 시간 정보를 더한 ‘3차원 대조 학습 기법’도 도입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인구의 많고 적음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AI가 시간에 따라 어떤 패턴으로 인구 밀집이 진행되는지를 읽어낼 수 있다. 단일 정보만으로는 놓칠 수 있는 인구의 복잡한 이동 변화를 분석할 수 있어 혼잡 발생 장소·시점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연구팀이 서울·부산·대구 지하철, 뉴욕 교통 데이터 등에 이 방식으로 밀집 위험도를 예측한 결과 기존의 예측 모델 16종에 비해 더 우수한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길 교수는 “이 기술이 대형 행사 인파 관리 및 도심 교통 혼잡 완화, 감염병 확산 억제 등 일상 속 안전을 지키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