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목회자·평신도 500명 “한국교회 회복, 전략적 연합 다짐”

입력 2025-09-17 13:19 수정 2025-09-17 15:55
‘2025 홀리컨퍼런스’ 참가자들이 16일 경기도 가평 오륜빌리지에서 '큰 용사여 일어나라'는 구호가 담긴 손피켓을 들고 기도하고 있는 모습. 홀리브릿지네트워크 제공

전국에서 모인 3040 목회자와 평신도 500여명이 한국교회 회복을 위한 전략적 연합을 다짐했다. 지난 15일부터 2박 3일간 경기도 가평 오륜빌리지에서 열린 홀리브릿지네트워크선교회(대표 박한수 목사) 주최 ‘2025 홀리컨퍼런스’에서다. 참가자들은 예배와 기도, 특강을 통해 목회의 본질과 신앙의 사명을 재확인했다.

16일 오후 열린 강의에서 박성은(40) 더워드교회 목사는 ‘크리스천의 직업과 사명’을 주제로 “기독교 세계관은 하나님이 모든 영역의 주권자이심을 믿고 그분이 기뻐하시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직업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모데전서 4장 14절, 디모데후서 1장 9절을 인용하며 “신자는 직분과 역할을 섬김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세상은 힘으로 군림하지만 성경은 섬김과 희생을 통한 다스림을 가르친다. 희생 없는 섬김은 없다”고 말했다. 강의 후 평신도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가 “직장에서 말씀대로 살다 보면 세상 기준에서는 바보 같아 보인다”고 고민을 나누자 박 목사는 “쉽지 않지만 지혜롭게 희생하며 섬김을 실천해야 한다. 기독교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답했다.
임재흥 수원동부교회 목사가 '2025 홀리컨퍼런스’가 열린 16일 경기도 가평오륜빌리지에서 3040 목회자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있다.

또 다른 참석자가 “영화계에서 일하며 기독교 가치와 충돌할 때 죄책감을 느낀다”고 하자 그는 “문화 영역도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다. 무조건 악하다고 단정하기보다 말씀 안에서 분별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택특강에서는 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목사의 ‘인권으로 무너진 세대, 인권의 이름으로 세워라’ 이현영 예수칠천군사 대표의 ‘교회와 사회선교’ 조영길 변호사의 ‘성경의 권위로 성경비평 신학 대적하기’ 윤용근 변호사의 ‘크리스천의 정치 참여’ 등 8개 강의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관심 분야를 최대 4개까지 수강했다.

임재흥(44) 수원동부교회 목사는 ‘3040 목회 승리의 핵심’을 주제로 “목회자의 리더십은 제자도의 본질, 즉 예수와 동행하며 그분의 성품이 삶에 배어 나오는 데 있다”며 “성실한 말씀 묵상과 절박한 기도생활이 목회자의 영혼을 지키는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박한수 목사가 '2025 홀리컨퍼런스’가 열린 16일 경기도 가평오륜빌리지에서 저녁 집회 이후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저녁 집회에서는 박한수 제자광성교회 목사가 잠언 24장 5~6절을 인용하며 “성경은 ‘믿음으로 싸우라’가 아닌 ‘전략으로 싸우라’고 말한다. 준비 없는 영적 전쟁은 위험하다”며 전략적 신앙인의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교회 갱신은 제도 개혁이 아니라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을 내다보며 한국교회의 문제와 선교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말씀 후 참가자들은 ‘큰 용사여 일어나라’라는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국가·교회·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제자광성교회 성도들이 매실차와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며 섬김을 실천했다. 김준호 예은교회 목사는 “지친 목회 현장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얻었다”며 “노회 안에서만 활동했는데 초교파적으로 좋은 사역자들을 만나 큰 배움과 도전이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온 청년 김시몬(35)씨는 “20대 초반 받은 스포츠선교 비전을 미뤄왔는데, 이번 메시지를 통해 겸손히 기도하며 준비하겠다”고 고백했다.
'2025 홀리컨퍼런스’가 열린 16일 경기도 가평오륜빌리지 식당 앞에서 제자광성교회 성도들이 운영하는 무료 음료 나눔 부스.

지난해 12월 제자광성교회가 창립한 홀리브릿지네트워크는 개척교회 목회자, 젊은 담임목사, 특수사역자 등 30·40대 목회자 60여명과 법·세계관·인권 등 각 영역 전문가 평신도들이 참여하는 초교파 연합 선교단체다. 박 목사는 “젊은 목회자들의 다양한 고민을 나누고 선후배 목회자들이 함께 전략을 세우는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며 “교회와 성도들도 기도하며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을 이끌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 홀리컨퍼런스’ 참가자들이 16일 경기도 가평 오륜빌리지에서 '큰 용사여 일어나라'는 구호가 담긴 손피켓을 들고 찍은 단체 사진. 홀리브릿지네트워크 제공

가평=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