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기업 최초로 8인치 탄화규소(SiC) 기반 전력반도체 전 공정을 갖춘 생산 시설이 부산에 들어섰다.
부산시는 17일 기장군 장안읍 반룡리에서 아이큐랩 본사 및 생산 시설 준공식을 열었다. 박형준 부산시장, 김권제 아이큐랩 대표, 정종복 기장군수, 김복규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준공을 축하했다.
아이큐랩은 총사업비 1000억원을 투입해 부지 8750㎡, 연면적 7322㎡ 규모 공장을 완공했다. 청정실과 사무 시설을 갖춘 이 공장은 자체 제품 생산은 물론 위탁생산(파운드리)까지 가능한 제조 설비다. 올해 시범 가동을 거쳐 내년부터 웨이퍼 기준 연간 3만장을 생산한다.
2018년 설립된 아이큐랩은 6년 만에 매출을 69억원(2022년)에서 368억원(2024년)으로 5배 이상 끌어올린 성장 기업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억5000만원에서 41억6000만원으로 늘었다. 부산 이전을 계기로 200명 이상 신규 채용을 추진하고, 사무동 일부를 현장 캠퍼스로 조성해 지역 고교·대학과 산학 협력을 확대한다.
향후 투자 계획도 크다. 올해 장비 300억원 어치, 내년 500억원을 추가 투입하고, 2027~2028년에는 3000억원 규모 제2공장을 세워 생산능력을 키울 예정이다.
아이큐랩은 현재 650V 저전압부터 1700V 고전압까지 SiC 전력반도체 라인업을 확보했다. 전력반도체는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7%대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국내는 90% 이상 수입에 의존한다. 이번 준공으로 국내 공급망 안정과 기술 내재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시는 2016년 파워반도체 상용화 사업, 2023년 전력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 지난해 기회발전특구 추가 지정 등을 통해 산업 클러스터 기반을 다져왔다.
김권제 대표는 “부산시의 지원 덕분에 국내 최초 8인치 SiC 전력반도체 공장을 완공했다”며 “부산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아이큐랩의 부산 이전은 모범적 유치 사례”라며 “부산을 세계 전력반도체 허브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