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원당고분군 반성천 일대에서 독자적 가야 세력 존재가 확인되면서 학술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남도는 17일 국가유산청과 함께 지원하는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사업 진주 원당고분군 M2호분 발굴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이 발굴조사에서 진주 동부지역 최대 규모로 확인된 가야 봉토분이 드러났다. 직경이 13.4~15.2m, 높이가 1.2~4.2m에 달하는 대형 석실 봉토분이다.
봉분 축조 과정에서 토대(土臺)와 토제(土堤, 매장주체부를 보호하고 봉분을 성토하는 흙둑) 구조가 확인돼 아라가야 고분군과 유사한 축조 기술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봉토를 전면적으로 조사한 결과 지형과 조건을 고려해 다량의 점토덩어리로 지반을 강화하고 상·하부의 성토를 뚜렷하게 구분해 축조한 점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조사된 가야 고분군 중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되는 개석(蓋石)도 발견됐다. 길이 290㎝, 너비 208㎝, 두께 30㎝에 이르는 이 개석은 당시 장례와 축조 방식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 출토된 다양한 토기와 금속기류는 고배(高杯), 기대(器臺) 등의 토기류와 함께 축소모형 철기, 관고리, 금동제 대장식구(金銅製 帶裝飾具)로 학술적 가치를 지녔다.
특히 금동제 대장식구는 백제 사비기의 양식적 특징을 지니고 있어 부여 능산리와 남해 남치리 고분군 출토품과의 연관성을 띄면서 당시 가야와 백제 간 교류 관계를 실증하는 자료로 주목된다.
발굴단에 따르면 이는 원당고분군이 단순한 지역 거점이 아니라 남해안과 남강 유역을 잇는 내륙 교통로의 요충지에 위치해 소가야 및 인근 정치체가 전략적으로 장악한 공간임을 보여주는 근거다.
이와 함께 출토 유물의 성격은 소가야뿐만 아니라 대가야, 신라, 백제 등 다양한 세력과의 교류 흔적을 담고 있어 6세기 중엽 가야가 동아시아 국제 질서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증명한다.
이번 발굴은 경남도가 내년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사업에서 전국 최다 건수(8건), 최대 국비(9억7000만 원)를 확보한 성과와 맞물려 학술적 성과와 정책적 성과를 동시에 달성한 사례다.
박일동 경남도 문화체육국장은 “진주 원당고분군 발굴 성과로 가야사 복원과 동아시아 교류 연구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과 협력해 도내 중요유적의 발굴과 국가유산 승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