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배설물로 참담… 태화강 삼호대숲 관리 나선다

입력 2025-09-17 10:27

전국 최대 규모의 백로·떼까마귀 서식지인 태화강 삼호대숲의 대나무 생육환경 개선사업이 추진된다.

울산시는 지역의 대표 생태문화자원인 삼호대숲의 조성과 생태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대나무 생육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삼호대숲은 전국 최대 규모의 백로·떼까마귀 서식지이자,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된 울산의 대표 녹지 자원이다. 울산 시민과 관광객에게 쉼터 및 생태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삼호대숲은 대나무숲 전반에 걸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시에 따르면 대숲 안쪽에는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대나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일부 대나무들은 빗자루병에 걸려 고사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이와 함께 한 해 수천에서 수만 마리에 이르는 백로와 떼까마귀가 찾으면서 새똥으로 대나무가 고사하고 죽순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대나무숲의 생육상태을 파악하고 소음, 환경 변화 등에 민감한 조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초자료를 구축했다.

또 시는 기존 철새 점검(모니터링)과 특성 연구자료 및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작업구역과 방법 등을 선정했다.

이번 사업에서 백로 서식지 보호를 위해 번식지와 그 영향 구역은 작업구간에서 제외됐다. 떼까마귀가 도래하기 전인 오는 10월말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시는 숙영지 환경을 감안해 대나무를 많이 베어내지 않는 선에서 기준 임목밀도 보다 높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는 삼호대숲 내 고사된 대나무를 베어내고 쌓여있는 대나무 등을 제거해 죽순이 올라올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는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친환경 방식과 토양 개량으로 지속가능한 대나무숲을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부패가 진행된 대나무를 그대로 두게 되면 결국엔 대숲이 사라질 수도 있다”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건강한 대나무숲을 유지 보전하고 안정적인 조류 서식지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