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해킹 피해 수백만명?…“예상보다 심각”

입력 2025-09-17 09:52 수정 2025-09-17 11:10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 뉴시스

롯데카드의 ‘해킹 사고’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카드 회원은 960만여명으로, 피해자 규모가 수십만~수백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금융 당국은 해킹 사고로 인한 정보 유출 및 피해자 규모 등을 확인하고 있다.

조사는 막바지 단계로 이르면 이번 주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와 피해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롯데카드는 금융감독원에 유출 데이터 규모가 1.7GB 수준이라고 보고했지만 금융 당국 현장검사 등을 통해 파악된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며 “확인 작업이 잘 끝나면 이번 주 안에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도 “유출 규모가 파악했던 것보다 크다”며 “고객 정보 유출이 확인되고 특정이 되는 대로 바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규모도 처음 예상처럼 수만명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정보의 경중은 다를 수 있으나 전체 피해자 규모가 백만명 단위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보고한 자료에 “카드 정보 등 온라인 결제 요청 내역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정보 유출 가능성을 염두에 둬왔다.

롯데카드가 이번 결과 브리핑에 카드 교체 등 실질적인 조치 이외에 고객 보상 방안까지 담을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이용자 해킹 피해 후속 조치로 한 달간 T멤버십 제휴사 할인 등 혜택을 제공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통신사·금융사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국민이 매우 불안해한다”며 “보안 사고를 반복하는 기업들에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이뤄지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롯데카드 최대주주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라는 점도 업계에서 주시하는 부분이다. 롯데카드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수익 극대화에 치중하면서 보안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금융 당국 조사와 검찰 수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