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의약품은 마진 좋아…관세 더 낼 수 있다”

입력 2025-09-17 05:56 수정 2025-09-17 06: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영국 방문을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반도체와 의약품은 자동차(25%)보다 수익성이 좋다며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등 전략 품목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중으로 조만간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취재진을 만나 자동차 관세를 타협해 25%에서 15%로 낮춘 것이 미국 자동차 업체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난 아무것도 타협하지 않았다”며 반도체는 더 낼 수 있고, 의약품도 더 낼 수 있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이익률(margin)이 (자동차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반도체에 대해 100%, 의약품에 대해서는 150∼250%를 언급한 적이 있다.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와 의약품 등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지 조사 중이며 이에 따라 곧 품목별 관세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는 관세 정책이 자신의 머릿 속에서 나왔다며 “그들은 수년간 아무 관세도 내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15%를 내고 있으며 어떤 것들은 더 많은 관세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유럽연합은 관세 때문에 우리나라에 9500억달러를 내고 있다. 일본은 우리한테 6500억달러를 내고 있다”며 “내가 오기 전까지 우리한테 아무것도 내지 않던 기업과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범위도 확대될 전망이다. 상무부는 이날 자동차 부품에 대한 산업계의 관세 부과 확대 요청 수렴 절차가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고 안내했다. 아직 관세가 적용되지 않은 자동차 부품 중에서도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추가로 부과 대상을 지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상무부는 철강·알루미늄을 사용해 만든 파생 제품 중에서도 관세 부과 대상에 추가할 품목에 대해 지난 15일부터 관보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법원으로 넘어간 상호관세 소송에 대해서도 “법률 전문가 모두 우리가 그 건을 이겼다고 말하지만 아직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대법원은 훌륭했으며 난 대법원이 매우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이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심과 2심 모두 트럼프가 의회의 승인 없이 상호관세를 부과한 것이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이어서 논란이 많은 정책에 트럼프 행정부에 유리한 판결을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는 “우리가 그 사건을 이긴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부유해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사람들이 빚을 없애도록 도울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 국민을 도울 수 있으며 심지어 다른 나라들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처분 방안에 대해 “중국과 합의에 도달했다. 금요일(19일)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모든 것을 확정하려고 한다”고 확인했다.

트럼프는 “(틱톡) 매입을 원하는 매우 큰 기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틱톡은 모회사가 중국 바이트 댄스로 미국 의회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해당 법의 시행을 유예하면서 대주주 지분을 미국이 넘겨받는 협상을 중국과 진행해왔다. 트럼프는 이날 틱톡 금지 법안 시행을 다시 유예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