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하늘나라로 떠난 지 벌써 20년이 됐습니다. 적은 장학금이지만 희진이의 후배들에게 세상을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길 바랍니다.”
20년 전 희귀병으로 딸을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가 매년 잊지 않고 장학금을 기탁하며 사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남대(총장 이승철)는 김병순 ㈜나노하이테크 대표이사가 ‘故 김희진 장학금’ 20주년을 맞아 장학금 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장학금은 학생 20명에게 100만원씩 지급될 예정입니다.
김 대표가 그동안 학교에 기탁한 금액은 총 1억4200만원에 이릅니다.
이번 발전기금 전달식에는 생전 희진씨를 지도했던 배정열 교수와 신민철 교수, 김영아 전공주임 교수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2005년 당시 일문과 4학년이던 희진씨는 ‘루푸스’라는 희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 대표는 딸의 장례식에 찾아온 학과 선후배들의 조의를 잊지 못해 장학금을 기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매년 ‘딸과의 신의를 지키는 마음’으로 기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전달식에서 “벌써 20년이 흘렀지만 딸과의 약속은 여전히 마음 깊이 살아 있다”면서 “앞으로도 후배들을 위해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지방에서 조용히 해야 되는데 자꾸 언론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다”면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인터뷰를 사양했지만, 묵묵히 기부를 이어가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마음이 아팠지만 시간이 지나며 많이 괜찮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승철 총장은 “20년간 변함없는 마음으로 장학금 기탁을 이어오신 김 대표님의 선행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소중한 뜻을 받들어 학생들의 학업과 성장에 귀하게 사용하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