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러닝 크루’가 확산하며 일부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크루 멤버들이 상의를 탈의하고 달려 보기에 민망하거나, 통행에 방해가 될 만큼 무리 지어 다닌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의 한 공원은 이런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의 주의문을 걸었다.
서울 여의도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1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난주 러닝 크루에 대한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모아 안내문을 걸었다”며 “현수막 2개, 배너 3개를 공원 곳곳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안내문에는 ‘웃옷 벗기 NO’ ‘박수·함성 NO’ ‘무리 지어 달리기 NO’ ‘비켜요, 비켜 NO’ 등 4개 금지 사항이 담겼다. 관계자는 “그동안 시민들이 전화 등을 통해 접수한 민원 내용을 바탕으로 문구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해당 안내문을 촬영한 사진은 전날 한 누리꾼이 ‘엑스’에 올린 뒤 34만회 이상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해당 게시물이 공유됐다. 누리꾼들은 “요즘에 상의탈의 하고 뛰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보기 민망하다” “인도에서 내가 왜 비켜야 하는지 모르겠다” “무리 지어 다니는 거 너무 불편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러닝 크루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 운동이 제한되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여의도공원은 물론 서울 서초구 반포종합운동장, 송파구 석촌호수 산책로 등이 인기 장소로 꼽힌다. 그러나 유행 초반에는 소규모 위주였던 러닝 크루 인원이 20~30명까지 늘어나면서 시민들과 갈등을 빚는 일이 잦아졌다.
이에 서초구청은 지난해 10월부터 반포종합운동장 러닝 트랙에서 5인 이상 단체 달리기를 제한하는 이용규칙을 마련했다. 트랙에서 5명 이상 단체 달리기를 할 경우에는 각 인원이 2m 이상의 간격을 두고 달려야 한다.
송파구청도 지난해부터 석촌호수 산책로에 ‘3인 이상 러닝 자제’를 안내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경기도 화성 동탄호수공원에도 데크 산책로 훼손 등을 막기 위해 러닝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서울시도 안전하고 배려심 있는 달리기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부터 ‘매너 있는 서울 러닝’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