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은 오는 17일 ‘청렴 문화의 날’ 행사를 열고 교직 사회 전반에 청렴 가치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투명·공정한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지만, 프로그램 구성과 섭외 방식 등을 두고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청렴의 의미를 알리고 교직원과 시민 참여를 이끌기 위해 선착순 450명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행사에서는 방송에도 출연한 외부 강사의 특강이 진행되고, 청렴 네컷 포토존과 청렴 릴레이 챌린지 상영 등 체험형 이벤트도 운영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참여를 통해 청렴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산교사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이번 행사가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명성을 얻은 외부 강사를 초청하면서 강연료가 지출되는 부분은 ‘청렴’ 행사와 맞지 않는다”며 “교직 사회의 청렴 문화를 정착시키는 자리에서 오히려 예산 낭비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체험형 이벤트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사진 찍기, 챌린지 영상 시청 등 단순 체험 이벤트에 치중하면서 결국 청렴 문화 확산이라는 본래 의미는 퇴색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청렴은 일회성 행사보다 제도와 일상적 실천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교직 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마련, 공정한 인사, 투명한 회계 집행이야말로 청렴을 뿌리내리게 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행사 취지 자체는 의미 있다는 평가도 있다. 청렴을 주제로 한 공공 캠페인은 교직원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문제의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교사노조는 “이번 행사가 청렴의 가치를 왜곡하는 ‘청렴의 탈을 쓴 전시성 행사’로 전락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교육청 스스로 인사와 행정에서 청렴을 실천하는 계기로 이어질 때 진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