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올해 상반기 거래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량 감소와 더불어 지난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영향이다. 거래수수료 수익에 크게 의존해 온 한국거래소는 현재 거래 시간 연장, 수수료 인하 등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월별 거래 및 청산결제 수수료 수익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거래수수료는 1163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942억원으로 쪼그라들어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가 매매 체결 이후 청산과 결제 과정을 수행해 주는 대가로 받는 청산결제 수수료를 포함해도 지난해보다 수익이 줄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전체 수수료 수익은 1389억원, 올해는 1160억원으로 16.49% 줄었다. 청산결제 수수료는 한국거래소에서만 발생하는 수익원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 중개 기능만 담당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에 청산결제 수수료를 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거래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6647억원 가운데 거래수수료 수익이 약 5576억원으로 매출의 약 83.89%에 달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수록 한국거래소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한 구조인 것이다.
한국거래소의 올해 월별 거래수수료 수익을 살펴보면 1월 129억원에서 2월 190억원으로 증가했다가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 3월 163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이어 4월 140억원, 5월 129억원으로 더 감소했다. 다만 6월 들어서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치솟으면서 거래량이 늘어 수수료 수익이 191억원으로 회복됐다.
청산결제 수수료는 큰 변동이 없었다. 1월 25억원, 2월 37억원, 3월 33억원, 4월과 5월은 34억원, 6월 55억원으로 집계됐다.
넥스트레이드의 월별 수수료 수익은 지난 5월 31억원에서 6월 64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7월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8월 46억원으로 급감했다. 최근 자본시장법상 ‘거래량 15% 제한’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79개 종목의 거래를 중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거래 시간 연장과 수수료 인하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의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은 주문 가격과 수수료 등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 방식이어서 거래수수료가 더 낮은 넥스트레이드에 유리하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거래수수료는 각각 0.0023%, 0.0016%다.
김 의원은 “한국거래소가 거래수수료 수익에 의존해 온 구조적 한계가 이번 수치로 드러났다”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