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가 숨진 지 1년을 맞는 15일 MBC 기상캐스터들이 검은 옷을 입고 날씨를 전했다.
15일 MBC ‘뉴스투데이’, ‘뉴스와경제’, ‘뉴스데스크’ 등 주요 프로그램에 출연한 기상캐스터들은 모두 짙은 색상의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김가영은 오전 ‘뉴스투데이’에서 네이비 원피스를, 이현승은 낮 ‘뉴스데스크’에서 검은색 투피스를 착용했다. 금채림도 오후와 밤 방송에서 블랙 드레스를 입고 날씨를 전했다.
이날 MBC는 “오요안나 1주기를 맞았다. 고인 명복을 빌고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 채용하기로 했다. 기존 기상캐스터 역할은 물론 취재, 출연, 콘텐츠 제작을 담당, 전문적인 기상·기후 정보를 전달한다.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으나, 3개월 만에 부고가 알려졌다. 유족은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서를 근거로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며 MBC와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후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고, 해당 인물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이 MBC를 상대로 진행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고인에 관한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는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신분 탓에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다.
고인 어머니 장연미씨는 지난 8일부터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장씨는 “MBC와 만나 요구안을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해결 의지가 없었다”며 “요안나 1주기를 앞두고 난 곡기를 끊으려고 한다. 요안나를 잃고 하루하루 고통이다. 요안나가 없는 세상에서 난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MBC를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