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임단협 타결… HD현대중공업은 줄다리기 중

입력 2025-09-16 14:26

울산의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6일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노조)는 15일 전체 조합원 4만2479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자 3만6208명(투표율 85.2%) 중 과반인 52.9%가 찬성해 가결됐다.

합의안은 기본급 10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450%+1580만원, 주식 30주,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통상임금 확대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체험관 건립 등에도 합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전례 없는 ‘글로벌 관세 전쟁’ 상황 속에서 하반기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공동의 힘을 모으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국내 생산공장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의 품질 경쟁력과 직원 고용안정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입장문을 통해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단협 타결을 환영했다.

김 시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울산 시민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현대자동차 노사 협상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라며 “다행스럽게 노사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잘 알고 있었고 서로에 대한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마침내 타결을 이뤘다”고 밝혔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의 임금협상은 이렇다 할 진전 없이 노조의 무기한 전면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노사는 지난 7월 18일 도출한 올해 임금협상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두 달 가까이 교섭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와함께 HD현대중공과 HD현대미포의 합병 이후 예상되는 직무 전환 배치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노사 간 쟁점이 늘어났다.

백호선 노조위원장은 7일째 크레인 고공농성중이다. 농성 현장에선 노사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사는 임금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규모와 방식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중이다.

1차로 잠정 합의했던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인상, 격려금 520만원, 특별금(약정임금 100%) 지급안이 부결된 이후에도 노사가 각각 다른 셈법으로 따지면서 노조는 동종 경쟁사보다 못한 수준이라는 반면 회사 측은 동종사 최고 수준이라고 맞서며 교섭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거쳐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어서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