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총회(총회장 김동기 목사) 제48회기 총회장으로 16일 공식 취임한 김동기 목사가 중점 과제로 ‘목회자 퇴직연금 제도 정착’을 제시했다. 김 총회장은 취임식 후 목회자들의 노후를 국가가 법적으로 보증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총회장은 이날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회(공규석 목사)에서 취임식 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3년간의 준비 끝에 정부 승인을 받아 길이 열렸다”며 “우리 총회 소속 목회자부터 시작했지만, 고용노동부가 길을 열어줬기 때문에 규약만 만들면 교단 규모와 관계없이 다른 교단도 충분히 도입할 수 있다”며 제도의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많은 목사들이 퇴직연금이나 IRP(개인형퇴직연금)를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총회가 4대 보험 가입 등을 지원하며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퇴직연금은 교단이나 교회의 재정 상태와 상관없이 국가가 지급을 보증하는 안정적인 제도”라고 거듭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 예금은 1억 원까지 보장되지만 퇴직연금은 얼마든지 국가가 보장해준다”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목회자의 노후가 보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일부 교단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해오던 연금 제도는 교단의 재정 상황이나 기금 운용 성과에 따라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였다. 이와 달리 이번에 가입이 가능해진 목회자 퇴직연금은 국가가 법적으로 지급을 보증하는 금융 제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법적 기반은 지난 4월 고용노동부가 목회자도 일반 근로자처럼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고 공식 승인하며 마련됐다. 김 총회장은 이 제도가 승인된 후 ‘한국교회 1호 가입자’로 직접 계좌를 개설한 바 있다.
이날 오전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열린 총회장 이·취임식에서 김동기 총회장은 이규환 직전 총회장으로부터 총회 의사봉과 총회기를 전달받았다. 김 총회장을 비롯한 신임원단은 “총회의 성결과 연합, 화평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할 것”을 서약했다.
이임사를 한 이규환 직전 총회장은 “백석총회가 영권과 인권, 물권을 갖고 한국교회를 선도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임사에서 김동기 신임 총회장은 교단 소속 교회가 300여개에서 1만여개로 성장한 사실을 언급했다.
총회는 앞서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총회본부에서 선거인단 50명을 구성하고 회장단 및 사무총장 선거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총회장에는 김동기 광음교회 목사가, 부총회장에는 이승수 양문교회 목사가, 장로부총회장에는 고기성 한국중앙교회 장로가 각각 당선됐다. 사무총장에는 박종호 안양노회 목사가 선출됐으며, 총무에는 장형준 목사가 지명됐다. 전날 본회에서는 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 제48회기 지도부가 최종 확정됐다.
천안=글·사진 김용현 손동준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