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또 올랐다…“올해 상승세, 오일쇼크 이후 최대폭”

입력 2025-09-16 06:35 수정 2025-09-16 10:2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제 금값이 1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외신들은 올해 금값 상승 폭이 1979년 오일쇼크 이후 최대라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682달러(약 510만원)로 전 거래일 대비 32.8달러 상승했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44분 온스당 3680달러(약 510만원)로 전 거래일보다 1.1% 상승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금 현물은 이날 장중 온스당 3695달러(약 512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이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금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미 국채 실질금리가 하락할 때 금값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은 17일 FOMC 회의 종료 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최소 0.25% 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17일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6%, 0.50% 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4%로 각각 반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계속 위협하면서 달러화 가치 지속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 것 또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금값 상승 폭이 오일쇼크 시기인 1979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월 만기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649.4달러(약 505만원)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금값은 올 들어 39% 상승했는데, 이 같은 상승 폭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는 물론 2007~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 가파르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WSJ는 금값 상승 랠리를 두고 “최근 상승은 부분적으로 백악관에 기인한다”며 “소액 투자자건 대규모 투자자건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에서 미국 역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금으로 달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선진국의 다수 금 투자자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금 투자 수단으로 삼는 추세다. 시장 데이터 업체 ‘모닝스타 다이렉트’에 따르면 실물 금에 투자하는 뉴욕증시 상장 금 ETF의 순자산은 올 들어 43% 급증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