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종 뱀장어(극동 산)를 20분 만에 현장에서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누구나 현장에서 손쉽게 극동 산 뱀장어를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 방식은 최소 8시간이 걸려 현장 적용이 사실상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은 20분 만에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별도의 장비나 전문 인력도 필요 없어 활용도가 크다는 평가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게재와 특허 출원으로 학술적·기술적 우수성도 인정받았다.
이번 성과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강화되는 뱀장어 자원 규제와 맞물려 의미가 크다. 유럽연합(EU)은 유럽산 뱀장어 불법 거래와 어획량 감소를 이유로 극동 산 뱀장어를 포함한 앵귈라 속 전 종을 CITES(멸종위기종 국제 거래 협약) 부속서 II에 올릴 것을 제안했다. 해당 조치가 확정되면 수입 규제가 강화돼 국내 양식 산업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국내 뱀장어 산업 규모는 연 매출 약 5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실뱀장어(치어)의 수입 의존도가 80%에 달해 국제 규제가 본격화하면 산업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용석 수과원장은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제품화를 추진해 뱀장어 산업과 어업인을 보호할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달 국립부경대, 닐스와 함께 ‘뱀장어 인공종자 생산기술 글로벌 허브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인공종자 대량생산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고 친환경 순환여과시스템(RAS) 도입, 시험 양식장 운영, 연구 인력 교류 등을 통해 부산을 글로벌 기술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