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최근 제주에서 열린 전국 복싱대회에서 중학생 선수가 경기 중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체육대회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종합 매뉴얼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이번 주 내로 제주도체육회 관계자들을 만나 종목단체별 체육대회 개최 현황과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매뉴얼 수립에 대한 의견을 수합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행사 안전 점검 매뉴얼’을 토대로 내용을 보강해 올해 하반기 중 마련할 예정이다.
새 매뉴얼에는 대회 보조금 신청 시 안전사고 관리 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고, 대회 전 제주도가 사전 점검을 실시하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행동 지침과, 감독기관인 제주도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위한 안전책임자 지정 등도 담길 예정이다.
사설 구급차를 통한 응급환자 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도는 사고 발생 시 대회 개최 기관이나 감독기관이 사설 구급차 운영 업체에 자료 열람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계약 조항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3일 제주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 복싱대회 중등부 경기에서 중학생 선수 A군(15)이 경기 중 뇌출혈로 쓰러져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당시 응급구조사가 즉시 병원 이송을 지시했지만, A군이 링에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부모는 대회 안전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서귀포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A군의 부친은 사설 구급차 운영 업체에 차량 내부 영상 열람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이 과정에 복싱협회가 도움을 주지 않자 경기장에서 자해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그는 1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사설 구급차에 산소 호흡기가 없었고, 병원 응급실 입구를 찾지 못하는 등 시간이 지체됐다”며 “응급 처치가 더 신속했다면 아들의 상태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15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사설 구급차 이송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고, 제주에서 개최되는 체육대회에서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