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랍소사이어티, 글로벌외교안보포럼과 세미나 개최

입력 2025-09-15 15:17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제공

(재)한국-아랍소사이어티는 외교부 후원으로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과 함께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왜 우리의 미래가 중동에 있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AI·수소·방산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한-중동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국회의원, 주한 아랍 외교단, 기업 관계자, 학생 등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윤재옥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대표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한-중동 협력의 오랜 역사적 배경을 언급하며, 변화하는 국제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양측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압둘라 사이프 알누아이미 주한 UAE 대사이자 한국-아랍소사이어티 부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에너지·투자·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랍과 한국 간 파트너십이 발전해 왔으며, 이는 양 지역의 모범적 협력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며 “굳건한 양자 관계를 바탕으로 분야별 협력을 확대하고, 이번 세미나와 같은 교류의 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 김태호 이사는 ‘AI 협력: 중동의 디지털 전환과 한국의 기술’을 주제로 발표하며, UAE가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담당 국무장관직을 신설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UAE가 자본·컴퓨팅·에너지·데이터·인재 등 연구 기반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금융·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전환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산업연구원 빙현지 전문연구원은 ‘수소경제: 중동의 자원과 한국의 기술이 만나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중동 국가들이 수소 개발에 주목하는 배경을 설명하며, 수소 에너지가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동 수소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국가별 전략 차이를 짚으며, 한국과의 상호보완적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중동은 저비용 생산지, 한국은 고도 활용국이라는 특성을 들어 협력 모델을 제안하고, 2033년 이후 울산과 여수를 동북아 수소 허브로 육성하는 중장기 로드맵도 발표했다.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제공

국방대학교 김은비 안보정책학과 교수는 ‘방위산업 협력: 한국 방산의 중동 진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최근 한국 방산 산업의 수출 성과를 언급하며, 중동 각국의 무기 수요와 한국의 수출 비중을 분석했다. 특히 UAE(약 5%), 사우디아라비아(약 7%), 카타르(약 6.5%) 등 GDP 대비 국방비 지출 규모가 큰 중동 국가들의 특성을 짚으며, 이들이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무기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추세를 설명했다. 이어 튀르키예 등 경쟁국과 비교해 한국 방산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설명하고, 중동 시장에서의 전략적 접근 방안을 제시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국회 김건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책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아 ‘한-중동 미래 협력 방안 및 과제’를 주제로 논의가 이어졌다.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지역연구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변화로 대중동 방산 수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한국 방산이 방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국제 보편주의를 지향하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구기연 교수는 한국 AI 기술의 중동 확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지적했다. 그는 아랍어의 특수성과 종교·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콘텐츠 필터링, 서비스 연속성 문제를 설명하며 현지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광호 전문연구원은 “중동은 국가별 자원 보유 현황, 노동 시장 구조, 주력 산업 육성 방안 등이 상이하므로 국가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중국과 일본은 중앙 정부를 중심으로 장기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은 개별 기업 중심으로 실익을 우선시해 장기적인 신뢰 구축이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