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이 신종 감염병이 대유행할 경우 백신을 맞을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백신 접종 의향은 10명 중 4명에 불과했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리서치가 지난 6월 13일부터 18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상반기 감염병 관련 국민인식조사’ 결과 “반드시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은 36.8%에 그쳤다.
“아마도 접종할 것”이라는 응답은 43.7%였지만, 나머지 19.6%는 “접종하지 않겠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국민 절반 이상이 접종을 망설이거나 거부 의사를 보인 셈이다.
접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감염 자체보다 백신 이상반응이 더 두렵다’(59.6%)는 인식이었다. 백신을 맞아도 감염된다거나 반대로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도 있었다.
한국 사회가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본 응답은 25.3%에 불과했다. 47.5%는 “보통”, 27.2%는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감염병이 사회·경제에 위협적이라는 응답은 90.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부의 대응 노력을 아는 국민은 절반 정도였고, 이들 중 72.5%는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질병관리청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87.4%에 달했다.
국민이 꼽은 가장 필요한 역량은 ‘정보 제공과 소통’(46.7%)이었다. 이어 백신·치료제 연구개발(45.4%), 공중보건 체계 강화(45.0%)가 뒤를 이었다.
또한 국민이 가장 심각하다고 인식한 재난은 ‘폭염과 홍수 등 기후 관련 재난’(91.6%)이었고, ‘대기오염’(90.5%), ‘감염병 대유행’(89.4%)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청 대변인은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국민 인식 변화를 살펴보면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